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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영화 까기

싱크홀(2021) 까는 리뷰

by Shonashot 2023. 4. 29.

 

 

저는 「싱크홀」을 넷플릭스로 봤습니다. 

넷플릭스로 봤어도 진짜 완전 개빡쳤는데 돈 주고 봤으면 어땠을까요?
생각만 해도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사실 영화관에 가서 한국 영화를 안 본 지 꽤 됐습니다.

기대되는 몇몇 감독의 영화는 챙겨보지만, 대부분은 OTT로 보거나, 아예 안 봐요.

왜냐구요?

배우들의 발음을 존나 1도 알아들을 수가 없거든요.
 
오디오 기술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배우의 딕션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연기 잘 하는 배우들은 제법 있지만, 딕션 좋은 배우는 참 흔치 않아요.  
연기를 잘한다고 해서 반드시 딕션이 좋은 건 아니거든요.

 

 

그렇잖아도 대사를 못 알아먹겠는데, 만약에 비 내리는 씬이다?
 


그럼 걍 끝장납니다.
아예 그 씬 통째로 내용 모른채 지나가는 거죠. 

그래서 전 한국 영화는 OTT로 보는 걸 선호합니다.

여차하면 앞으로 돌려서 못들었던 대사를 한 번 더 들을 수도 있고,

 

넷플릭스와 같은 몇몇 OTT에서는 한국 영화에도 한글 자막을 제공하거든요.

   


「싱크홀」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냥 보니까 대사를 알아듣기 힘들어서 자막을 켜고 봤어요.
  

근데 이 영화의 제일 큰 문제점은 그게 아닙니다.

대사 전달력이 떨어지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진짜 완전 개노잼이라는 겁니다. 

다시 생각해도 개빡치네 tlqkf

 

 

저는 이 영화를 중간에 한번 끊어서 봤습니다.

초반 10분 정도 보다가 너무 노잼이라서 껐어요.


주인공 박동원(김성균 扮)이 열심히 돈 모아서 힘겹게 자가 주택을 마련했다는 사연을 구구절절하게 풀어내는 것부터 너무 지루해가지고 진짜...

거기다가 정만수(차승원 扮)의 4차원 같은 기행을 하나씩 보여주면서 웃기지도 않는 개그를 치는데

 

미친듯이 재미없는 개콘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시나리오를 쓴 각본가나 연출한 감독은 그런 장면들이 진짜 웃기다고 생각했을까요?

 

그래서 초반 10분 보다가 너무 지쳐서 그냥 포기해버렸습니다.

며칠 지나고 다시 생각해보니까

그래도 제목이 싱크홀인데, 일단 사건이 터지고 나면 재밌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영화를 다시 보기 시작했죠.
존나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영화 러닝타임이 113분인데 무려 30분이 지나서야 본격적으로 땅에 빵꾸가 나고 건물이 내려앉습니다.

 

그 30분 동안에는 뭘 하냐구요?

싱크홀 전조 현상을 보여주는 척 하면서, 되먹지 않은 개그로 러닝타임을 때웁니다.

주인공네 회사 직원들이 누구랑 누가 연애하고, 누구랑 누가 썸타고, 뭐 이런 별로 알고 싶지 않은 TMI들을 줄줄 늘어놓는데 존나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고...  

 

 

재난 영화는 재난 상황이 벌어지고 난 이후가 진짜 시작입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거예요.

 

 

러닝타임 절반이 지나서야 싱크홀 터지는건 그만큼 뒷부분에 보여줄게 없다는 소립니다.

 


등장인물들이 재난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을 잘 풀어낼 재주가 없으니까, 없어도 상관없는 쭉정이씬을 앞쪽에 배치해서 억지로 러닝타임을 늘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 영화는 순도 100% 재난 영화가 아니라 코믹이 좀 섞였으니까 그런거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코믹이면 재미라도 있어야죠. 이건 뭐 재미도 없고...

 

 

 


이 영화를 얼마나 생각없이 만들었는지, 제가 보면서 정말 참을 수 없었던 장면이 몇 군데 있었는데요.

 

처음에 싱크홀이 발생하고 뉴스에서 그 사건을 보도하는 씬에서는 '계포구 장수동' 이라는 가상의 지명을 씁니다.

 

 

(그 전에도 주인공이 계포구 장수동에 집을 샀다는 이야기를 하는 씬이 있음)

 

 

 

뉴스 화면 바로 다음 씬에서 구조대원이 기자들을 모아놓고 사건 상황을 브리핑하는데 

 

 

천막에 마포 소방서라고 실제 지명이 적혀 있습니다. 계포구라며??

 

 


게다가, 저 화이트보트 글씨 자세히 보면 

 

 

서울시 마포구 상수로 2길 13

이라고 빌라 주소가 아주 구체적으로 적혀있습니다.


계포든 마포든 하나로 통일했어야죠.
저걸 아무도 발견 못하고 그냥 개봉했다는게 말이 됩니까.

 

 


어쨌든, 그렇게 해서 생긴 싱크홀 깊이가 약 500미터라고 하는데요.


빌라 통째로 500미터나 아래로 가라앉았음에도 불구하고 건물 내부에 있던 주민 대부분이 생존하는 것도 말이 안되는데, 더 기가 막힌 건 생존자들이 무려 모닥불을 피웁니다.

 


지하 500미터면 산소도 부족할텐데 무슨 깡으로 불을 피우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연기는 어쩔려고??

 

근데 저 모닥불은 신기하게도, 연기가 1도 안나고 산소 농도에도 전혀 지장을 안 줍니다. 존나 마법의 모닥불이에요.

 

 

 

그리고 구조대가 싱크홀 문제를 해결하겠답시고 들고 나온 방식도 가관인데요.


전문가(?)의 설명에 따르면, 옆 건물의 필로티 기둥을 무너뜨려서 무게 중심?을 싱크홀 반대쪽?으로 이동??시켜야 한답니다???????

 


뭔 소린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는데, 자세한 설명 없이 그냥 대충 지나가는 걸 보면 저 내용을 짜낸 제작진들도 그냥 그럴싸해보이게 아무 말을 한 것 같습니다.

 


저렇게 존나 과학적인 원리로 우겨서 멀쩡한 옆 빌라 주민들에게 집을 포기하게 만들어놓고선, 정작 실제로 필로티 기둥을 빼면서 건물이 싱크홀 쪽으로 기울어지는 바람에 옆 빌라도 싱크홀에 빠지는 매직!


생존자들은 결국 자력으로 탈출합니다.
구조대가 제일 빌런이었네요.

 

 


이렇게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많고 CG도 조악하고, 시나리오도 허술한데 코미디 영화니까 그냥 웃고 넘어가라?

 

 

심지어 웃기지도 않는데 말인지 방구인지?

 


웃겨야 웃지 미친아
개빡치네 진짜ㅏ

 

 


이 영화를 봐서 제 인생의 113분을 잃었습니다.
여러분은 부디 현명한 선택을 하셔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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